다이아몬드를 태우면 어떻게 될까? "왜 그렇게 멍청한 질문을 할까? 그 비싼 것을 태울 필요가 있을까? 경제도 어려운데."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학의 현장에서는 이런 경제적인 속셈으로만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프랑스의 과학자 라부아지에는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집채만한 렌즈를 만들어 다이아몬드를 태운 적이 있다. 그가 그렇게 무모한 실험을 한 이유는 자신의 부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머리 속에 들어있던 '물질의 개념'을 바꾸기 위한 것이었다.

다이아몬드와 같이 단단한 물질도 숯을 이루고 있는 물질과 똑같은 탄소로 이루어져 있다. 탄소로 이루어진 물질들은 태우면 모두 이산화탄소가 되어 날아가 버린다. 그렇다면 탄소로 된 물질을 태우면 이산화탄소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물질을 태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자.

물질을 태울 때 산소가 필요한 것은 상식이다. 다시 말해 물질을 태우는 것은 산소의 급격한 결합반응을 의미한다. 이때 빛과 열이 발생한다.

하지만 산소와 결합한다고 해서 전부 연소된 것은 아니다. 철이 산소와 결합해 녹슬 때에는 빛이 나지 않고 열도 조금밖에 발생하지 않는다. 이 경우에는 연소라고 하지 않는다. 즉 연소란 어떤 온도 이상이 됐을 때 비로소 산소와 결합하는 반응을 말한다.

다음으로 탄소원자의 구조에 관해 알아보자. 탄소원자는 6개의 전자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 원자가전자(가장 바깥쪽 껍질에 있는 전자. 가장 안쪽의 K껍질에는 전자를 2개, 그 다음 L껍질에는 8개까지 전자를 채울 수 있다)는 4개다.

탄소원자가 안정한 상태가 되기 위해서 두 번째 껍질까지 완벽하게 채우려면 원자가전자가 8개가 돼야 하는데, 4개의 전자가 모자란다. 아니면 4개의 전자를 내주는 것이 안정하다. 한편 산소는 원자가전자가 2개 모자란다.

만일 산소원자가 2개가 있으면 산소에게 모자라는 원자가전자는 4개가되고 탄소원자가 필요로 하는 전자수도 4개가 돼, 둘은 딱 들어맞게 된다. 탄소가 전자 4개를 산소에게 넘겨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자수가 딱 들어맞는다고 해서 새로운 분자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어떤 온도 이상일 때, 즉 산소원자 2개와 탄소원자 1개가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충돌할 때 각각의 전자를 공유하면서 결합된다. 결국 모든 고체 중에서 가장 딱딱한 다이아몬드는 산소와 결합해 이산화탄소가 돼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과학동아 1998년 1월